경상산행

호구산(납산) 남해 (은혜산악회)

진주영심 2009. 8. 31. 17:59

 

 

   

해발 650 m

 

경남 남해 이동면

 


♣ 남해의 설흘산(매봉)에서 북쪽을 보면, 머리 등성이가 칼로 자른 것처럼 한 일자로 반듯하게 보이는 산이 있다. 그 모습이 산꾼들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남해의 군립공원으로 '호구산'이란 좀 색다른 이름을 가진 산이다. 남해 금산은 국립공원으로 널리 알려져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르는 산이고, 설흘산(매봉)은 바다 조망과 바위등성이가 좋으며, 망운산도 바다 조망과 철쭉이 좋은 산으로 소문이 나서 요즈음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남해의 산들을 많이 찾는 까닭은, 산이 좋기도 하지만, 시원하고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어울리고 조망이 좋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전~진주 간 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뚫려 가고오기에 편리해진 것도 큰 요인이 된다.
그런데 이제 또 하나의 명물 삼천포와 남해도를 잇는 3km가 넘는 긴 연륙교 이순신대교가 놓여서 남해섬에 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삼천포쪽에 가까운 금산, 설흘산(매봉), 호구산에 가기가 쉬워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호구산(618m, 속칭 납산)은 뜻밖에 좋은 산이다. 남북에서 조망할 수 있는 호구산의 일자 머리 부분은 100m 가까운 용마루(등성마루)를 위에 두고 남쪽으로 지붕처럼 생긴 비탈의 바위가 널찍했고, 그 처마 끝은 높은 벼랑을 이루고 있다. 이 고스락의 일자 용마루 북쪽과 서쪽, 그리고 동쪽이 높은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바위봉우리인 것이다.
남쪽으로 앵강만이 내려다보이고, 북쪽에는 남해섬에서 가장 높은 망운산과 금오산, 광양의 백운산이 조망되며, 북동쪽에는 삼천포 와룡산이 가깝다. 지리산도 그리 멀지 않아 웬만한 날씨면 천왕봉과 노고단까지 장쾌한 지리산 줄기를 볼 수 있다.
남서쪽 바다 건너로 긴 돌산도가 보이고, 동쪽 바다 건너로는 사량도와 거제도를 볼 수 있다. 삼천포 시가도 가깝게 보인다.

호구산의 멋진 기암괴봉 지대는 두 군데다. 위에 설명한 지붕처럼 생긴 고스락 일대 외에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 끝에 돗틀바위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바위지대(돗틀바위봉)가 또 있다. 고스락 일대는 규모가 크기는 하나 지붕처럼 단순한 반면, 돗틀바위봉 일대는 가지각색의 기암괴봉이 널려있어 아기자기하다.
벼랑 끝을 돌고 아슬아슬하게 더듬고 매달리고 엉금엉금 기어서 이 일대를 타고 넘는 재미가 짜릿하다.
호구산 고스락에 세운 지 얼마 안 되는 표석이 있다. 호구산으로 알고 올라갔는데 뜻밖에도 납산(猿山=원산)이라 새겨져 있다. 산 자락 주민들은 '납산' 이라 한다는 것이다.
이 산을 호구산이라 하는 것도 남쪽에서 보면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국이어서 '호랑이의 언덕' 이라는 뜻으로 호구산(虎丘山)이라 한 것이다. 납산과 호구산 두 가지 이름이 모두 산 모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비록 공식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으나 '납산'으로 표석을 다시 만들어 세웠지만, 언제부터인지 많은 사람들이 호구산으로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지리산 호랑이가 이 산으로 건너와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원산(猿山)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호구산이란 이름은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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