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수있는 여유 79

어머니 여한가

🤱어머니 여한가(餘恨歌) 옛 어머니들의 시집살이, 자식 거두기, 질박한 삶을 노래한 글!!! 한국 여인들의 결혼 후 시집살이에서 생기는 한(恨)을 이야기한 순박한 글입니다. 열여덟살 꽃다울제 숙명처럼 혼인하여 두세살씩 터울두고 일곱남매 기르느라 철지나고 해가는줄 모르는채 살았구나. 봄여름에 누에치고, 목화따서 길쌈하고 콩을갈아 두부쑤고, 메주띄워 장담그고 땡감따서 곶감치고, 배추절여 김장하고 호박고지 무말랭이 넉넉하게 말려두고 어포육포 유밀등과 과일주에 조청까지 정갈하게 갈무리해 다락높이 간직하네. 찹쌀쪄서 술담그어 노릇하게 익어지면 용수박아 제일먼저 제주부터 봉해두고 시아버님 반주꺼리 맑은술로 떠낸다음 청수붓고 휘휘저어 막걸리로 걸러내서 들일하는 일꾼네들 새참으로 내보내고 나머지는 시루걸고 소주내려 묻..

그래도 그때가 나았다.

그래도 그때가 나았다. 그때만큼은 최소한,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자유로운 의지로 가서 살 수 있었다. 집값은 지금의 반값에 머물렀으며 임대를 강요하는 세상이 아닌 소유를 권장하는 세상에서, 없어서 쫓겨나는 삶이 아닌 넘쳐나서 못 고르던 삶을 그 시절의 우리가 잠시 살았다. 그러니 돌아가자. ​4대강 삽질하는데 22조를 퍼붓는 꼴은 봤어도 허공에 흩날린 일자리 예산 54조는 보지 않을 수 있었고 성인지 감수성 예산 31조를 쏟아부어 이 땅의 아버지와 아들들을 성범죄자로 내모는 꼴은 당하지 않고 살았다. ​군은 예우 받았고 매년 천안함 추모일에 헌화를 하던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6.25 참전용사와 연평 해전 그리고 천안함 전사자 가족들에게 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초청장을 보내는 그런 어처구니..

검찰 개혁과 尹

검찰 개혁은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다. ​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고 중수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았다. ​ 애초에 검찰 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그런 아름다운 것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 그러므로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 목줄 찬 ..

각설이 타령에 뜻

*각설이 타령에 이런뜻이 각설이을 한문으로 쓰면 각설이(覺說理)가 됩니다 각설이의 각(覺)은 '깨달을 각(覺)'자 이고, 설(說)은 '말씀 설(說)'이며 이(理)는 '이치 리(理)' 이지요 이를 풀이하면 "깨달음을 전하는 말로서 이치를 알려 준다"는 뜻이 된답니다 한마디로 깨치지 못한 민중들에게 세상이치를 알려준다는 뜻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원조를 신라의 원효대사로 보고 있답니다 원효대사가 한때 부처님의 진리를 설파하기 위해 중생들이 알기 쉽도록 바가지를 치며 민중속에 들어가 법문을 노래하며 교화한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설이 타령은 얼씨구로 시작되는데 여기서 얼씨구는 얼의 씨를 구한다는 의미라 하지요 “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 이는 얼의 씨가 몸 안에 들어간다는 뜻이지요 “ 저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2003년 4월 9일, 이라크전의 막바지를 달리던 그 때, 미군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점령을 코 앞에 두고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 전세계 안방으로 긴급 타전된다. 수도 내곽으로 진공한 미군이 장갑차를 이용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동상을 끌어내 철거하는 모습이 그것이었다. ​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전쟁은 우습게도 3주만에 끝나게 됐고 그의 거대했던 동상은 결국 쓰러져 끌려 내려왔다. 사실, 시시한 종전선언 따위로 세상에 알려지기엔 그들의 승리가 너무나도 신속했고 또한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파괴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시각적 충격을 전달함으써 미국은 전세계를 향해 공표하게 된 것이다. 미군은 강했고 미국은 승리하였으며 사담 후세인은 결국 축출되었음을. 하다 못해 작전명도 '충격과 공포'였다. 꽤나 인상적..

다시, 정청래 의원님께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임기 평균 지지율은 41%에 달했고 퇴임 직전 마지막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34%에 달하는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를 성공한 대통령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 특정 인종과 특정 계층의 분노에 힘입어 시작한 그의 정치는 갈등과 분열의 연속이었고, 결국 초유의 국회의사당 난입이라는 상징적 사건과 함께 미국 민주주의의 역사상 최악의 오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 또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평균 지지율은 27%에 불과했고 그의 4년 차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6%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를 실패한 대통령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 '분열의 시대에 분열에 맞서' 동서 화합의 시대를 열겠다던 그의 외침은 2021.01.22. ..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수많은 국민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월세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었다. 스물다섯 번의 잘못된 정책을 내놓으며,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온 나라가 다시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들끓고 온 국민이 산산조각 난 듯 분열되지 않을 수 있었다.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의 지휘권과 직위를 박탈하지 않아도, 친정부 인사를 내세운 공수처의 설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검찰 개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었고 국회는 이미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온 나라가 검찰 개혁과 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