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수있는 여유 80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수많은 국민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월세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었다. 스물다섯 번의 잘못된 정책을 내놓으며,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온 나라가 다시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들끓고 온 국민이 산산조각 난 듯 분열되지 않을 수 있었다.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의 지휘권과 직위를 박탈하지 않아도, 친정부 인사를 내세운 공수처의 설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검찰 개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었고 국회는 이미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 온 나라가 검찰 개혁과 공수..

박근혜 대통령님 미안 합니다.(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

서울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 전문 두 집 살림한다고 채동욱 잘랐을 때 욕했었는데 이번에 사찰했다고 윤석열 찍어내는 거 보니 그건 욕할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미르, K스포츠 만들어서 기업 돈 뜯는다고 욕했었는데 옵티머스, 프라임 보니 서민 돈 몇조 뜯는 것보다 기업 돈 몇천억 뜯어 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문체부 공무원 좌천시켰다고 욕했었는데 ‘원전 안 없애면 죽을래’라는 얘기했다는 거 보니 그래도 그건 정상적인 인사권의 범위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최순실 딸 이대 입학하게 압력 넣었다고 욕했었는데, 조국 아들딸 서류 위조하는 거 보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그나마 성실히 노력해서 대학 간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위안부 합의했다고 욕했..

형조실록

일상의 기록 형조실록 프로필 조은산 2020. 11. 10. 10:38 이웃본문 기타 기능 ​ ​ 형조 참판의 발도(拔刀)는 날래고 가벼웠다. 부동시(不同視)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은 좌우를 동시에 훑어 파고드는 포착점을 명확히 했다. 표적의 빈 곳을 사선으로 빗겨 들어갈 때, 그는 앞발을 땅에 깊이 박았고 뒷발을 급히 끌어 뒷심을 조였다. 아래에서 위로 휘몰아치듯 걷어 올려 일시에 적의 상단을 베어냈고 반원을 그리며 돌아 나올 때, 그의 호패가 휘날려 아찔했다. ​ 그가 정랑에 머무르던 봄, 왕이 왕을 폐했고 대신들은 낮게 엎드렸다. 겨우내 덮여 있던 눈이 녹아 사라졌고 관아의 돌담 아래, 대궐의 주춧돌 아래, 정체 모를 검붉은 꽃들이 피어나 관가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누군가는 이미 있던 것들이 드..

塵人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

청원진행중 塵人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참여인원 : [ 52,286명 ] 카테고리 정치개혁 청원시작 2020-08-28 청원마감 2020-09-27 청와대 국민청원 주소: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159 청원내용 塵人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 폐하 천지신명이 동하여 새로운 하늘이 열렸으니 낡고 묵은 것은 풍우에 쓸려 사라지며 전지전능한 민주와 촛불의 기치 앞에 새로운 가치와 척도가 이 땅에 세워졌는 바, 비로소 만물이 다주택, 일주택, 무주택으로 나뉘어지는 천하삼분책이 강립하였고 이른 바 뉴우-노멀의 시대가 도래하여 조정 대신들과 관료들..

청와대 시무7조 상소문

아뢰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진 현대판 상소문) *1만 8000명 동의 했으나 조회가 불가능한 글 전문 입니다. 최근 감춰졌다 국민 관심에 다시 올려진 주소.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2084 시무7조 상소문 목차 一.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二.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三.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四.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五.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六.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七.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 바,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도 없..

김삿갓 시 모음..

♣ 김삿갓 시모음 ♣ 서당 욕설시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 되고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 辱說某書堂 욕설모서당 書堂乃早知 房中皆尊物 서당내조지 방중개존물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생도제미십 선생내불알 *추운 겨울날 서당에 찾아가 재워주기를 청하나 훈장은 미친 개 취급하며 내쫓는다. 인정없는 훈장을 욕하는 시. 소리나는대로 읽어야 제 맛이 난다. 공씨네 집에서 문 앞에서 늙은 삽살개가 콩콩 짖으니 주인의 성이 공가인 줄 알겠네. 황혼에 나그네를 쫓으니 무슨 까닭인가 아마도 부인의 아랫구멍을 잃을까 두려운거지. 辱孔氏家 욕공씨가 臨門老尨吠孔孔 知是主人姓曰孔 임문노방폐공공 지시주인성왈공 黃昏逐客緣何事 恐失夫人脚下孔 황혼축객연하사 공실부인각하공 *구멍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