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폰카

물안개

진주영심 2012. 11. 26. 12:10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은 흘렀고
여전히 나는
그 긴 벤치에 그대로였다

 

 이제 세월이 나에게 묻는다
그럼 너는 무엇이 변했느냐고

 

 물안개,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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