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골 단풍
10월은 단풍의 계절, 명산대찰의 아름다운 단풍이 TV와 신문에 화려하게 뜬다.
나도 어딘가 가고 싶어진다. 11월이 되니 마음은 더 들뜬다. 가을 길을 걷고 싶다.
생각 끝에 지리산 피아골로 가기로 했다. 피아골은 전남 구례군에 있으며 단풍이라면 지리산 10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지리산의 관문인 노고단의 등 너머 섬진강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동남쪽으로 깊이 빠져나간 큰 계곡으로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라고 예로부터 전해오고 있으니 기대와 설레는 맘을 안고 길을 나섰다.
차창 밖으로 길게 펼쳐지는 가을빛으로 물든 크고 작은 산들을 뒤로하며 한 시간 반쯤 달리다 보니 그리던 피아골에 도착했다. 군데군데 대봉시를 파는 노점상과 산기슭 동네 어귀의 감나무에 매달린 붉은 감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강하게 자아낸다.
계곡을 따라 지리산 자락을 덮고 있는 단풍은 오랜 가뭄 탓인지 말라 버린 나뭇잎들이 눈에 띄었지만 그래도 아래쪽으로는 물줄기를 따라 곱게 물든 나무들이 노란색, 갈색, 분홍빛 등의 제각기 고운 빛깔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어 마치 색깔 전시장에 온 것 같이 나를 사로잡는다.
나는 "피아골"이라는 골짜기 이름이 궁금했다. 피처럼 붉게 물든 단풍이 산을 덮고 있기에 붙인 이름인 것도 같고 여순사건과 6.25전쟁으로 이곳에 들어온 빨치산과 진압군의 치열한 전투로 젊은이들의 흘린 피가 이 계곡을 덮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같기도 했다.
1950년대 후반에 대성황을 이루었던 “피아골”이라는 영화가 빨치산과 군경의 전투를 소재로 다룬 것이며 붉은 피를 흘리며 많은 젊은이가 죽어간 곳이 “피아골”로 확인되면서 피아골은 더욱 유명해졌다고 한다.
피아골은 옛날부터 내려오던 고유의 지명이며 지명의 유래는 여러 설(說)이 있으나 속세를 버리고 한적한 이곳 선경을 찾은 선객들이 이곳에 머물며 고대 오곡 중의 하나인 피(稷)를 밭(田)에 심었는데 그 골짜기(谷)를 우리말로 “피밭골”이라 부르고 한문으로는 직전곡(稷田谷)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피밭골이 피바골-피아골이 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곳 마을의 행정상의 공식이름은 직전리-稷田里라고 한다.
계곡을 내려오다가 연곡사(燕谷寺)에 들렸다. 연곡사는 신라 진흥왕 때 연기조사가 창건한 고찰이며 피아골에서 빨치산들이 최후의 전투를 벌였던 터라 이때 전소된 것을 중창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느 이름 있는 절처럼 장중하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지금의 건물들도 대부분 1980년 이후에 세워진 것들이며 국보급 부도가 2개나 있지만 절치고는 소박하다. 너른 터에 대적광전 등 덩그러니 건물 두세 채가 서 있을 뿐이다. 해가 점점 기울어지는데 단풍이 발목을 잡는다.
그 옛날 단풍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왔으면 남명(南冥) 조식(曺植)선생(1501 ~ 1572)은 피아골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읊었을까
“흰 구름 맑은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가을에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고와라
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 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
그러나 지금은 이름만큼 빼어나지는 못한 듯하다. 비가 제대로 와 주었으면 옛날 만큼은 못했어도 좀 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에 잠긴다.
한 잎 두 잎 낙엽이 진다. 노을빛이 차가웁다. 가을이면 머물지 못하고 떠도는 마음을 피아골에 뒹구는 낙엽에 묻고 홀로 달리는 섬진강 강변로에는 늦가을 찬바람만 몰아치고 있다.
위에 좋을글. 상상만 하세요....^^
산행코스:성삼재 출발-노고단-돼지령-피아골 삼거리-피아골(약15.5km 산행시간 5시간 30분~6시간 소요)
2012년 금년 피아골 과 지리산 산풍은 실망 그 자체입니다. 상부 능선쪽은 태풍으로 잎이 다 떨어져 버리고
계곡쪽도 몇 그루 않되는 단풍이 그나마 사진에 담으라고 있을뿐 단풍나무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 이지만
티비에 호들갑 보도로 인하여 많은 단풍 관광객을 찾도록 합니다. 이런 현상은 지리산 전체에 동일 하며.
성삼재 출발 산행 코스 잡을시는 성삼재 끝도 않보이는 불법 주정차로 인하여 차량 통행이 뒤 엉켜 정채 이전에 성삼재 전체가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몇몇 경찰 인력 및 관리공단에서 차량 통행을 위하여 노력은 하지만
역부족 이고 힘든 성삼재 통행에 근본 대책은 아닌듯 합니다.
* 구례쪽 에서 성삼재 오는 길에서 조계종 "천은사" 사찰에서 길 막고 사찰에 가지 않음에도 통행세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받고있습니다. 피아골역시 주차장 입구서 "연곡사" 사찰에서 똑같이 통행세 2,000원 받습니다.
꽉!막힌 성삼재 차도 빨리가는 길은 이방법뿐.
불법 주차로 대형 버스에 통행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길가 불법 주차로 주차장이 되어버린 성삼재길
바위에 붙은 벌집.
단풍 보기가 힘든 피아골 속에 단풍들..
풀잎속 소나무 회원님
이정기 회장님...
천왕봉 산장 과 피아골 단풍.
좀 비싸긴해도 복분자 막걸리에 도토리묵 무침. 파전. 맛났습니다.
천왕봉 산장 마스코트.
천왕봉 산장 하산주,
종이배 / 김태정
1) 당신이 물이라면 흘러가는 물이라면
사모하는 내마음은 종이배가 되오리다
출렁이는 물결따라 내사랑도 흘러흘러
저바다로 저바다로 님과함께 가오리다
2) 당신이 길이라면 내가 가야할 길이라면
내 모든걸 다 버리고 방랑자가 되오리다
거친 길위에 나 잠들거든 이슬바람 막아주오
님이시여 꿈에라도 지친마음 달래주오
사랑하는 님의 뜨락에 꽃이되어 뵙고 싶소
외로운 들에 잠들라고 내노래를 들어주오
님이시어 님이시어 꽃한송이 받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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