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산 2

그래도 그때가 나았다.

그래도 그때가 나았다. 그때만큼은 최소한,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자유로운 의지로 가서 살 수 있었다. 집값은 지금의 반값에 머물렀으며 임대를 강요하는 세상이 아닌 소유를 권장하는 세상에서, 없어서 쫓겨나는 삶이 아닌 넘쳐나서 못 고르던 삶을 그 시절의 우리가 잠시 살았다. 그러니 돌아가자. ​4대강 삽질하는데 22조를 퍼붓는 꼴은 봤어도 허공에 흩날린 일자리 예산 54조는 보지 않을 수 있었고 성인지 감수성 예산 31조를 쏟아부어 이 땅의 아버지와 아들들을 성범죄자로 내모는 꼴은 당하지 않고 살았다. ​군은 예우 받았고 매년 천안함 추모일에 헌화를 하던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6.25 참전용사와 연평 해전 그리고 천안함 전사자 가족들에게 김정은의 사진이 담긴 초청장을 보내는 그런 어처구니..

검찰 개혁과 尹

검찰 개혁은 목적을 잃고 동력을 소진한 지 오래다. ​ 검찰 개혁의 정당성은 공수처를 향해 치닫는 순간, 이미 정략적 행위의 편파성으로 변질했고 중수청이 거론되는 순간, 모든 검찰 개혁의 과정은 정치적 보복과 친문 세력의 비호를 위한 연환계였음을 전 국민 앞에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았다. ​ 애초에 검찰 개혁을 통한 사법적 정의와 권력 분산의 원칙, 국민 친화적 사법 체계의 완성은 文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는 그런 아름다운 것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저 어느 정치적 동반자의 죽음, 그로 인한 복수심 가득한 눈으로 수감된 전직 대통령들에게서 뻗친 두려움을 내다봤을 뿐, 그 한계적 행위에 더 이상 부여될 가치는 없다. 그러므로 검찰총장 윤석열은 처음부터 그가 부릴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 목줄 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