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수많은 국민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전월세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을 수 있었다. 우리에겐 기회가 있었다. 스물다섯 번의 잘못된 정책을 내놓으며, 단 한 번만이라도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검찰 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온 나라가 다시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들끓고 온 국민이 산산조각 난 듯 분열되지 않을 수 있었다.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총장의 지휘권과 직위를 박탈하지 않아도, 친정부 인사를 내세운 공수처의 설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검찰 개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었고 국회는 이미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러지 않을 수 있었다. 온 나라가 검찰 개혁과 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