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이나 하이킹을 갈 때 기능성 재킷(방수와 방풍, 투습 기능)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큰맘 먹고 기능성 재킷을 사려고 해도 막상 매장 안에 들어서면 무엇을 사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 기능성 재킷의 구매와 관리 요령을 알아봤다.
○ 비쌀수록 좋다?
기능성 재킷의 발수성이 심하게 떨어지면 물과 모발용 린스를 10 대 1의 비율로 섞어 골고루 뿌려준 후 스팀 기능이 있는 다리미로 다리지 말고 증기를 쏘여주면 된다. 고어코리아 제공 |
섬유의 기능적인 측면은 당연히 값이 비쌀수록 좋아진다. 그러나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굳이 최고가의 제품을 입을 필요는 없다. 히말라야를 가지 않는 이상 자신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것을 고르면 된다.
기능성 섬유 중 가장 유명한 고어텍스의 경우 전문 산악인을 위한 '프로쉘'과 일반 산행을 비롯한 다양한 아웃도어 환경에 적합한 '퍼포먼스쉘', 간편한 산행이나 배낭여행용으로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작은 '팩라이트쉘' 등의 제품군이 있다. 국내의 일반적인 산행에서는 퍼포먼스쉘만으로도 충분하다.
자신의 목적을 확인했으면 이제 재킷의 품질을 점검할 차례. 첫 번째 체크 포인트는 방수 기능이다. 물이 들어가지 않게 지퍼 위에 천을 한 겹 더 댄 제품이 좋으며, 봉제선 위에도 방수처리가 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자.
두 번째 체크 포인트인 투습 기능은 쉽게 시험해 볼 수 있다. 뜨거운 물이 든 종이컵 위에 재킷의 일부분을 올려놓은 후 그 위에 유리를 한 장 덮어보자. 유리에 수증기가 많이 맺히면 그만큼 재킷의 투습 기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투습이 잘돼야 몸에서 발생한 땀이 수증기 상태로 외부로 잘 배출된다.
기능성 섬유의 투습 기능은 '멤브레인(Membrane·특정 성분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는 분리막)' 구조에서 나온다. 멤브레인 구조의 기능성 섬유에는 물방울보다 2만 배 작고(따라서 방수가 가능) 수증기보다는 700배가 큰(그러므로 투습이 가능) 미세 구멍이 제곱인치당 90억 개 이상이나 있다.
○ 세탁기도 OK!
자신에게 적합한 기능성 재킷을 골랐다면, 남은 것은 정확한 관리법을 아는 것. 정확하지 못한 관리는 기능성 재킷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들 '고어텍스같이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이 있는 소재는 세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 말에 혹해 구입한 지 1년이 넘도록 재킷을 한 번도 빨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매장에서 구입한 고어텍스 재킷은 이미 최대 500시간까지 물세탁을 거친 제품들이다. 실제 세탁 조건과 동일한 환경에서 빨아본 후 그 기능이 떨어지지 않은 것들만 출하를 한다. 세탁 때문에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일 뿐이다. (구체적인 관리 방법은 소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제품에 붙어있는 세탁 라벨을 반드시 확인하자!)
심지어 세탁기에 넣어 돌려도 상관이 없다. 드라이클리닝만 피하면 된다. 섭씨 40도 정도의 물에 아웃도어 전용세제나 울샴푸를 넣어 표준 코스로 세탁한다. 이때 지퍼와 단추, 벨크로(일명 찍찍이)는 꼭 잠그고, 다른 옷과 섞이지 않게 단독으로 세탁하거나 세탁망에 넣는 게 좋다. 다른 옷들과의 마찰이 일어나면 멤브레인이 긁히거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산행 중 묻은 송진, 솔잎 넣은 물에 담가두면 말끔 ▼
표백제나 섬유유연제는 사용해서는 안 되며, 세제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옷을 여러 번 헹구면 좋다. 세제 찌꺼기나 섬유유연제, 드라이클리닝 용매제는 발수성(물방울을 튕겨내는 기능)을 저하시킨다.
만약 비싼 기능성 재킷을 세탁기에 넣고 빠는 것이 걱정이 된다면, 손으로 세탁하면 된다. 우선 섭씨 40도의 물에 중성세제와 식초를 5 대 1의 비율로 섞는다. 이때 더블유(W)자를 그리면서 섞어주면 더 효과가 좋다. 그런 다음 기능성 재킷을 담그고 손으로 누르면서 빨면 된다. 비벼서 빠는 것은 섬유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부분적으로 얼룩이 졌다면 얼룩을 먼저 지우고 물세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얼룩은 어떻게 지워야 할까. 국내 산행에서 자주 묻는 송진이나 풀물은 보통의 세탁법으로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의외로 해결책이 간단하다. 송진은 솔잎만 있으면 된다. 산에서 솔잎을 몇 개 가져와 섭씨 40도의 물에 옷과 솔잎을 넣고 하루 동안 담가두면 얼룩이 깨끗하게 지워진다. 풀물의 경우에는 손세탁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중성세제와 식초를 5 대 1의 비율로 섞은 다음, 그것을 솔에 묻혀 풀물이 든 부위를 살살 문지르면 된다.
세탁이 끝난 재킷은 옷걸이에 걸어 모양을 잘 잡은 다음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린다. 기능성 재킷은 보관할 때도 옷걸이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옷을 접어 보관하면 접은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정기적인 발수성 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발수성은 옷 표면의 코팅 처리에서 기인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세탁으로 인해 그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발수성이 약해지더라도 멤브레인의 방수 기능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겉감이 축축하게 젖으면 옷이 차갑고 무겁게 느껴진다. 이때는 세탁 후 아웃도어 의류 매장에서 파는 발수 스프레이를 뿌린 다음, 옷 위에 얇은 천을 덮고 가장 낮은 온도에서 스팀 기능이 있는 다리미로 다리면 된다. 건조기가 있다면, 재킷을 건조기에 넣고 50∼60도로 약 30분간 말린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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